본문 바로가기
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을 때

회의는 했지만, 우리는 진짜로 나눈 게 있었을까

by 공인 멘토 2025. 6. 17.
728x90

– 직장인 회의실 풍경 속, 말하지 못한 이야기


“회의가 또 잡혔어요.”
그 말 한마디에 묻어나는 감정은,
기대가 아니라 피로다.

그 말을 들은 동료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인다.
“또 같은 얘기 반복되겠지.
이번에도 뭐 결정되는 건 없을 걸?”

회의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, 문제의 일부가 되어가는 순간

회의는 원래 문제를 풀기 위한 자리다.
생각을 나누고, 더 나은 방향을 찾고,
결정을 내리기 위해 모이는 시간.

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는 현실은 다르다.
회의실에 들어서는 순간
사람들은 입을 닫고, 표정을 감추고,
**‘말해봐야 바뀌지 않잖아’**라는 침묵만이 흐른다.


회의실이라는 작은 무대, 그리고 정해진 대사들

“이번 안건은 이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.
이견 있으신 분 계실까요?”

사실 이 질문은,
**“이의 없으시죠? 그냥 갑시다.”**와 같다.

누구도 손을 들지 않는다.
이야기를 꺼내도 바뀌지 않을 걸 알기에,
괜히 눈치만 보게 되니까.

회의실은 점점
아이디어를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,
결론을 통보받는 무대
로 변해간다.


우리는 언제부터 ‘말을 삼키는 법’을 배웠을까

회의 중,
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따로 있다.

‘이건 그냥 상사 눈치 보고 결정된 거 같은데…’
‘왜 자꾸 같은 얘기를 반복하지?’
‘뭔가 이상한데, 굳이 말하고 싶진 않네…’

하지만 그 말들은
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.
그저 조용히, 마음속에 묻힌다.

회의실엔
**‘무난한 말’, ‘적당한 피드백’, ‘예상된 반응’**만이 떠다닌다.
그리고 진심은 점점 자리를 잃어간다.


질문하는 사람이 ‘문제’가 되는 구조

누군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꺼낸다.
"혹시 다른 방식은 어떨까요?"

그 순간, 공기가 무거워진다.
눈빛이 움직이고, 표정이 굳는다.

“지금 시점엔 굳이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.”
“그 방향은 조금 무리일 수도 있어서…”

문제보다 ‘문제 제기한 사람’이 부담을 떠안는 분위기.

그래서 우리는 질문하지 않고,
대신 피곤한 동의를 반복한다.


회의록은 있지만, 대화는 없었다

회의가 끝나고 돌아온 회의록엔
모든 게 정리돼 있다.

  • 안건 A 전원 동의
  • B안은 추후 논의
  • C안은 시범 적용 예정

깔끔한 문장.
정돈된 항목.
마치 아무 문제도 없었던 것처럼.

하지만 그 기록 속엔
말하지 못한 감정,
삼켜진 의견,
침묵의 무게
는 담겨 있지 않다.

회의는 점점 더
현실이 아닌 기록을 위한 절차가 되어간다.


말보다 더 피곤한 건, 말하지 못한 감정이다

회의가 끝났을 때,
가장 피곤한 사람은
말을 하지 못한 사람이다.

‘그때 그 말, 왜 못 했을까?’
‘혹시 내가 참은 게 잘한 걸까?’
‘지쳐서 그냥 입을 닫은 건 아닐까?’

그 순간 깨닫게 된다.
회의의 피로는, 내용 때문이 아니라
내 마음이 존중받지 못했다는 감각에서 오는 것
이라는 걸.


가온의 질문

“오늘 회의가 끝났을 때, 당신의 마음은 어땠나요?”
“속이 시원했나요, 아니면 더 답답했나요?”
“우리는 정말 이야기를 나눈 걸까요, 아니면 버틴 걸까요?”

이 질문은 회의실을 넘어
우리의 인간관계, 업무, 삶의 태도까지 물어온다.


회의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.
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심이 오가는 시간이어야 한다.

그렇지 않다면,
우리는 점점 더
말을 아끼는 법,
자신을 감추는 기술
만 배워갈 것이다.


회의가 회의적인 이유는,

그 안에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.

 

 

당신은 오늘,
회의실에서 진짜로 누구의 말을 들은 적이 있나요?
그리고, 당신 자신의 마음은요?

728x90